이제 24살 막바지로 치닫는 꽃청년이시다.
여튼 대학교 졸업하고 대학원 연구실에서 열심히 삽질중이었는데
지난주 일요일쯤 갑자기 내 첫사랑한테서 연락이 왔다.
고1 때 고백했다 거절당하고 고3까지 짝사랑했었던 내 청소년기를 바친 여인네지.
졸업한 후에도 간간히 내쪽에서 먼저 연락하구 그랬었는데,
갑자기 그쪽에서 먼저 연락온거야.
그때 카톡 프사가 유럽으로 가족여행 갔을 때 에펠탑 앞에서 허세부리며 찍은 사진이었음.
왜 그 막 뒷모습에 한쪽손 높이 들어서 하늘 가르키는 그런거 ㅋㅋㅋ
여튼 얘가 파리를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인데, 프사가 눈에 들어왔나봐.
언제 갔었어? 난 어디어디 갔었는데. 그치그치 거기 이쁘지.
이런 내용의 잡설을 하다가 카톡을 끝냈음.
근데 생각해보니 내가 주말에 집으로 올라가기로 한거야. (대학원이 지방에 이씀)
그래서 주말에 시간 되냐고 물어봤고, 갑자기 점심 약속이 성사됐어.
얘도 이제 슬슬 학부 졸업반이고 퀴즈에 팀프로젝트에 많다고 해서 점심만 간단히 먹기로 했지ㅋㅋ
여튼 당일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진짜 거짓말 안하고 그자리에서 덜덜 떨리더라.
사실 나 별로 긴장 안하는 사람이거든.
수능이건 면접이건 발표건 안떨고 내 할일 다 하는 사람임.
근데 첫사랑의 그 무언가는 진짜 감당이 안되더라.
여튼 애써 꽃단장 하고 동생이랑 엄마한테 머리 괜찮냐고 수도없이 물어보고 나가게 됐음ㅋㅋ
내가 좀 일찍 도착해서 약속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와 진짜 당장 일어나서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떨리더라.
내가 그 사이에 연애도 세번 해봤으니까, 이제 여자 만나는 일로는 안떨겠지 생각했는데,
대상이 대상이라 그런지 아오 ㅋㅋㅋㅋ
여튼 이제 카톡이 온거임.
어디야? 그쪽으로 갈게
그래서 나 있는 곳 알려주고 그냥 앉아서 애꿎은 핸드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있었음.
그때 앞에 발 한쌍이 종종거리면서 와서 살짝 들썩 하는거야.
딱 올려다 봤는데
그 애가 함박웃음 지으면서 날 쳐다보는거임.
"완전 오랜만이다 야!"
와.
그 순간 진짜 그렇게 떨리고 두렵고 하던 마음이 싹 가라앉으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웃으면서
"이야, 진짜 오랜만이다"
하고 인사를 건네게 되었어.
딱 보는 순간, 내 첫사랑에 대한 기억, 내가 만들어낸 환상, 추억 이런게 사르르 녹으면서
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해야할까?
여튼 뭔가 내 사춘기의 사랑을 이제 묻을 수 있었다고 해야할지.
뭐랄까 청소년기의 묵은 앙금이 청산되는 느낌?
여전히 예쁘고, 여전히 상냥하고, 여전히 지적이며, 여전히 멋진 여자더라.
디테일은 나중에 쓸게 ㅋㅋㅋ 그냥 뭔가 털어놓고 싶었음.
'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 사랑하는 썰.ssul (0) | 2013.06.26 |
---|---|
학교 수련회 다녀온 썰.ssul (0) | 2013.06.22 |
담임선생님 짝사랑 하는 썰.ssul (2) | 2013.06.16 |
남자인 내가 남자인 내 친구와 했던 연애 그리고 여장 썰.ssul 7 (4) | 2013.06.15 |
남자인 내가 남자인 내 친구와 했던 연애 그리고 여장 썰.ssul 5 (2) | 2013.06.13 |
댓글